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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 미스트 : 안개 속에서 공포를 만나다.

비디오피아 ∞/영화 이야기

by 뷰스팟 2008. 1. 23.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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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사이트의 미스트 리뷰를 보면 '영화를 제대로 본 사람'과 '원하던 영화가 아니라 실망한 사람'들 간의 감정 섞인 리뷰를 쉽게 접할 수 있다.

 

'SF 서스펜스 블록버스터'

 

본판 포스터가 미스트란 영화의 올바른 면을 제대로 표현한 데 반해 한국판 포스터는 마치 괴물에 의한 재난 영화가 아닐까 하는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미스트는 블록버스터가 아니다. 괴물 영화는 더더욱 아니다. 괴물이 나오긴 하지만 엄연히 말하자면 인간의 심리를 다룬 영화다.

 

[줄거리]

 

평화로운 시골마을 롱레이크. 허리케인이 휩쓸고 지나간 뒤 사람들은 생필품을 구입하기 위해 마트를 찾게 된다. 주인공 역시 아들과 사이가 안 좋지만 이웃인 변호사를 데리고 마트를 찾아간다. 도중에 지나쳐가는 군부대 트럭과 응급차량들. 무슨 일일까?

 

마트에서 생필품을 구입하던 중 한 노인이 피를 흘리며 뛰어 들어온다.

 

"안개 속에 무언가가 있다~!!"

 

엄청난 양의 안개가 매우 빠른 속도로 마을을 뒤덮고 안개 속에서 우왕좌왕 하던 사람들은 비명 소리와 함께 사라진다. 사람들은 공포에 빠져 마트에 머무르게 되고 홀로 아이들을 구하러 가는 엄마조차 도와줄 수 없다. 그리고 안개 속 공포는 점점 실체를 드러내지만 그 누구도 안개 속의 무언가에 대한 정확한 정보는 없다.

 

 

일부 사람들이 탈출을 시도하고 차에 있는 총을 가지러 간 사람도 시체가 되어 돌아온다. 동네에서 소문난 광신도가 공포에 질린 사람들을 종교적으로 몰아세우며 혼란은 가중되고 밤이 되고 미생물체들이 마트에 난입하며 공포는 절정에 다다른다.

 

마트에 있던 군인을 통해 괴물의 근원에 대한 정보가 제공되고 공포 속에서 사람들은 종교적 폭력성을 보이며 희생을 외쳐댄다. 괴물에게 죽느냐 광신도들의 손에 죽게 되느냐의 선택. 주인공과 함께 하는 사람들은 공포의 안개 속으로 탈출을 감행한다. 그리고 그들을 기다리는 것은...

 

 

블럭버스터 영화에서 얻을 수 있는 쾌감을 기대하고 이 영화를 보려 한다면 제대로 된 긴장감을 느낄 수 없다. 이 영화의 관전 포인트는 '공포', '사람'이기 때문이다. '괴물', '파괴'와 같은 포인트를 가지고 영화를 본다면 기대치에 못 미칠 수가 있다.

 

개인적으로는 최근에 본 영화 중에서 가장 만족도가 높았다. 한국 영화의 불황이라는 것이 돈값을 못 하는 허접스런 과잉 지출 영화에서 비롯된 '만족부족' 때문이라 한국 영화는 기다렸다 보기, 잘 빠진 외국 영화는 극장가서 보기가 패턴화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간혹 돈 아까운 영화를 접하게 된다.

 

미스트의 경우 외국 평론가들의 찬사가 좀 불안하긴 했지만 스티븐 킹의 원작에다 스티븐 킹 전문 감독인 다라본트 감독의 신뢰감이 작용해서 극장으로 날 이끌었다. 결국 SF 영화 매니아로서 현란한 특수 효과가 아니고서도 이런 좋은 영화가 나올 수 있구나 하는  감탄을 하게 되었다.

 

조금 다를 수도 있겠지만 '이벤트 호라이즌'을 보고서 느낄 수 있었던 장르적 신선한 충격을 간만에 느낄 수가 있었다. 아마도 미스트를 제대로 재미있게 본 사람들은 영화를 보고나서가 더 말할거리가 많았으리라 생각된다.

 

영화를 관통하는 일관적 주제는 '공포'다. 안개라는 것이 시야를 가리고 바로 앞만 보여주기 때문에 그 자체로서도 공포스럽지만 그 안에 실체를 알 수 없는 것이 있다는 공포, 그리고 그 실체없는 것에 대한 공포르 폭력적으로 변해가는 인간의 공포, 결국 그러한 공포감이 죽음에 대한 공포로 이어지는 인간의 미약화 단계가 이상하게 공감가게 다가온다.

 

이 영화에서 엔딩을 가르는 방향에 선택 때문에 '롱레이크'란 곳을 검색해 보았다.

 

 

1. 롱레이크

 

공포에 의한 기로에서 남과 북에 대한 선택은 이 영화의 결말과 이어진다. 주인공 일행이 택했을 안개 속 35번 국도. 영화를 보면서 사소한 결정이 운명을 결정지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인공들이 수많은 갈림길처럼 조금 더 고민했더라면 결말은 틀려졌겠지?

 

2. 총

 

가끔 미국이 망한다면 총때문에 망할 지도 모를 것이란 생각을 하게 된다. 개인의 보호를 위해서 총기를 허용하는 미국. 하지만 개인의 보호만큼 범죄에 잘 활용되는 것이 총이 아닐까 싶다. 이 영화에서도 총은 다양한 선택적 관점을 보여준다. '보호', '처벌', '결정' 등 총은 매번 이유는 다르지만 같은 결과를 낳는다. 미스트가 한국 영화고 배경이 산정호수라도 총 때문에 내용이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3. 괴생명체

 

혹자는 그들의 유입 경로였던 '화살촉 프로젝트'를 자세히 보여주지 않아서 실망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영화는 '스타게이트'가 아니다. 개인적으로 오히려 그 점이 이 영화를 더욱 돋보인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충격적 결말을 유도한 씬은 따지고 보면 후반부의 압도적인 괴생명체의 모습이란 생각도 든다. 전지전능한 포스이 괴생명체. 지구가 멸망했구나하는 절망감을 안겨줄 정도의 충분한 공포감 유발이 가능했으리라.

 

넓지만 한정되는 공간 속의 공포. 개인과 군중간 갈등에 따른 심리. 늘 판단지어야 하는 인간의 과잉 사고. 영화를 보는 내내 긴장스러웠던 이유는 그런 심리가 잘 느껴졌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미스트는 필요한 제작비로 필요한 만큼의 CG와 연기를 바탕으로 잘 나온 영화라 생각된다.

 

** 공포와 용기 : 초반에 대수롭지 않지만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나서는 엄마가 있다.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안개 속으로 혼자 나서는 엄마의 용기와 아들을 지키기 위해 마트에 남는 주인공의 용기. 공포에 맞서는 용기가 어떤 끝맺음을 할 것인지 생각하면서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주인공은 아들에게 다짐했다. '괴물로부터 지켜주겠다고.' 과연 지켜준 것일까요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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