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때문이지만 오랜만에 들린 부산
간만에 보는 아는 길, 아는 계단을 보면서 낯섬을 지워나간다.
분주한 낯선 발걸음을 따라 가면 해운대가 나온다.
부산이라면 해운대.
그리스전 엄청난 인파가 가득했을 백사장
벌써 피서철이 시작된 듯 해운대에는 생동감이 넘친다.
벌써라고 하기엔 이미 한낮의 기온이 안면에 땀 결정을 맺기에 충분히 덥다.
그러고 보면 해운대에서 한여름 피서를 한 적은 없는 듯 싶다.
주로 일 때문에 부산을 왔었고 초여름, 늦여름 한가로운 백사장에 누워 일광욕을 즐기거나
조명이 반짝거리는 광안대교 보면서 맥주 한잔 마시거나 하는 기억들 뿐이다.
부산 찍고 포항 시내를 들러 슬렁슬렁 산책
시장 입구에서 탐스럽고 토실토실한 열매들을 만난다.
산딸기, 오디, 앵두...
입안에 군침을 가득 몰고 오는 맛나게 생긴 녀석들
오디를 보면서 문득 강촌 구곡폭포에 자전거 타고 가다가 따먹던 기억이 난다.
뭔지도 모르고 따라서 따 먹다가 자꾸자꾸 손이 가던 바로 그 열매 오디.
해변가 동네의 시장을 거니는 것은 눈이 배부르기 딱 좋은 조건이다.
일을 마치고 귀경하는 시속 110km의 즐거움.
볼 것 없는 고속도로에서 느낄 수 있는 유일한 즐거움이랄까.
가벼운 출장에서 여름의 문턱을 넘게 되었다.
저 도로 끝에는 한여름이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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