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길의 어디서나 볼듯한 백구 모녀
때로 그런 익숙함이 잠시 원래의 길에서 벗어나게 해준다.
세상의 모든 다가섬에는 소소하더라도 이유가 있다.
궁금해서, 좋은 향이 나서, 첫눈에 반해서 또는 이유가 없다는 이유로도 말이다.
신발까지 허용했다.
가끔 이런 삶은 어떨까 생각해 볼 때가 있다.
농부, 펜션 주인, 소설가 등등
하지만 이런 삶은 이렇습니다라고 설명하기 힘이 들지도 모른다. 어떤 삶이든 설명은 힘들기 때문이다.
삶이 힘들까 힘든 삶을 설명하는 것이 더 힘들까?
한여름에 양평을 향해 달리다 양수리가 나올 때쯤이면 항상 멀리서도 이곳이 보인다.
연꽃이나 연잎이나 멀리서도 아주 잘 보이는 크기이기 때문이다.
오늘은 그럴 때마다 느끼던 '가볼까?'하는 유혹에 충실히 넘어가줬다.
발걸음. 알고 왔든 모르고 왔든 어느 자리에서든 멈추는 계기가 있다.
우리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계기들은 몇 %의 이유를 충족시켜야만 할까?
예전에 데이트하러 자주 왔던 두물머리
연애 시절이 좋은 것이다. 연애 시절은 생활보다는 감상이 더 크기 때문이다.
사랑이란 것도 생활 앞에서는 맥을 못 추기가 쉽다. 연애할 때 숨이 차오를 정도로 최선을 다하라.
영화나 드라마나 가끔 등장인물이 죽으면 두물머리 와서 뼛가루를 여기서 뿌리는 장면이 있다.
비장감이나 슬픔을 극대화하는 장치인데 실상에서는 아무데나 뿌리면 과태료를 물을 수 있다.
물론 상복을 입고 슬픔에 잠겨서 뼛가루 뿌리는 데 와서 과태료 처분 대상입니다라고 말할만한 인물이나 환경도 많지는 않겠지만
두물머리는 역시 한가할 때 오는 게 좋다.
사람이 많으면 여기에 왔구나보다는 관광지에 왔구나하는 느낌이 더 강해지기 때문이다.
문득 이런 궁금증이 든다.
나는 누군가들의 사진에 몇컷이나 들어가 있을까?
내 사진 속에 모르는 사람들이 20여명이나 들어있다!
시선을 돌리면 만날 수 있는 여유
두물머리에 와서는 그냥 바라보면서 음악을 듣든 멍을 때리든 가만 있는 여유를 즐기는 것이 좋다.
그것 말고 달리 할 것도 없지만 말이다.
여유란 무엇일까?
마음가짐? 느낌? 감상?
여유가 무엇일까라고 생각하는 순간에는 적어도 시간은 확인하지 않을 것이다.
무른 볕에 상념이 잠잠해지고나면
아이러니하게도 그 상념을 안겨준 현실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
차안에 이른 가을을 담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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