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와 가장 가까운 사찰 해동용궁사'
어느 지역을 가든 유명한 사찰은 꼭 방문하는 편인데
산 위에 있건, 바다 바로 앞에 있건 그만큼 보람이 있습니다.
그간 미뤘던 해동용궁사 방문
큰 사찰의 경우 어느 곳이나
주요 관광지인 경우가 많아 주차장에서부터
사찰 입구까지 다양한 먹거리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허기를 느끼는 상태에서 해동용궁사를 방문하게 되면
씨앗호떡 하나라도 입에 물고 절로 향하게 될 듯
과하지 않게 짧은 구간에 다양한 식당과 매점이 있어
사찰을 입구 라인 음식 먹으러 가는 분들도 종종 계신데
마음에 들 정도인가는 다 열려 있어야 알 수 있을 듯
12지신상을 비롯한 다양한 석상 구간에 이르면
이제부터가 해동용궁사의 지역이구나 느끼게 되는데
다양한 석상 중에서 자신의 띠에 맞는 동물을 찾아
그 옆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띠를 따지는 민족이 누릴 수 있는 즐거움
집에 달마대사 사진 하나 있으면 좋겠다 싶으실 때
이 사진 찍어다가 출력해서 집에 두시면 좋을 듯
해동용궁사 앞으로 갈맷길 1코스에 해당하는
임랑해수욕장에서 이어진 해안산책로도 있습니다.
산책도 좀 해보겠다 하시면 이 길 가시면 좋겠습니다.
해동용궁사는 우리나라 3대 관음 성지 중 하나로
최영 장군이 왜구 때려잡던 1376년 고려 우왕 2년
나옹화상이 보문사로 창건해 임진왜란 때 소실되었다가
통도사 문창화상이 중창한 사찰로 해동 용궁사로는 1976년 개명
문 하나, 계단 하나도 의미 없는 것이 없습니다.
이름부터 다 의미가 부여되어 있어 확인하시면서 지나시면 더 좋습니다.
108 돌계단 전에 포대화상이 계시는데
배를 만지면 아들을 낳는다는 남아선호사상의 흔적이
배 부위 진한 까만 손때로 남아있습니다.
별 생각 없이 경치 좋은 절을 보러 간다는
그런 생각도 상관이 없지만 문, 통로, 계단의 의미를
읽고 생각해가면서 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용문석실(龍門石室)을 나오면 108장수계단
번뇌의 가짓수가 108 혹은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현상이 108
이라고 해서 중요한 숫자 108인데
이 계단을 내려가서 장수하게 된다는 것인지
108살까지 살라는 의미인지 알 수 없지만
용이 어두운 석실을 지나 밝은 곳에서
108가지 번뇌를 이기면 장수할 수 있다.
뭐 그런 의미가 아닐까 해석을 해봅니다.
그렇다면 실제로 108 계단일 것일까?
그건 다음에 방문하실 분들을 위해서 비밀
번뇌가 108가지 밖에 없는 것일까?
계단을 세어가며 내려가면서 문득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아마도 누구나 이해 가능한 번뇌가 108가지가 아닐까
오르내리는 사람들을 보면서 생각해보게 됩니다.
그 계단을 다 내려가기 전에
뭔가 마음을 씻어내리는 시원함을 느낄 수 있는
바다를 향해 멋지게 열려 있는 해동용궁사
바다를 본다는 것 그 자체로도 여행의 이유이긴 하지만
부산 여행을 하는 분들이 해동용궁사를 찾아
얻고자 하는 가치는 기대감과 만족감이 상응한다고 생각합니다.
해동용궁사의 본 모습은 반대편 바위 위에서 제대로 볼 수 있는 것
약사여래석불은 저 멋진 바다의 경치를 마다하고
그 경치를 보면서 마음을 씻어보고자 하는 중생들을 보고 계십니다.
우리는 누구와 무엇을 보고 살고 있는가?
옆으로는 연구소와 개발원 등이 있고
저 산 너머는 오시리아 관광단지
동부산에 테마 파크 그리고 오랑대, 시랑대와 같은 기장팔경 연결권역
나중에 부산에 올 때 가볼 만한 곳이 줄을 선다는 의미
그러고 보면 부산과 같은 거대한 도시의
주요 관광지를 다 보기 위해서는 여러 세월이 걸린다고 생각합니다.
서울과 경기에 살았어도 아직 가보지 못한 곳이 더 많은 것처럼
그런 관점에서 보면 인생은 참 짧은 것
그 짧은 생에 자식을 낳고 아이들이 어릴 때
가족 여행을 가서 사진을 찍고 추억을 남긴다는 것
여행은 힘들기도 하고 좋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고 쉽게 싸우게 되기도 하고
다양한 감정선을 건드리는 과정이기에 많이 떠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 너머 어딘가의 바위 위에서도
바다를 보면서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고
해동용궁사 앞의 거센 파도를 보면서
아무 생각도 안 하거나 많은 생각을 해보거나
생각이 많거나 그저 "와~ 여기 참 좋다!"
있는 그대로를 즐기거나 해동용궁사는 좋습니다.
해동용궁사로 다리를 건너가면서
여기는 계속 만들어지고 있는 곳이란 느낌을 받게 됩니다.
10년 후, 100년 후에는 지금과는 또 다른 모습이겠구나 싶습니다.
동전을 저 안에 골인시키면
작은 소원 하나 정도는 이뤄지겠지 싶어서
많은 분들이 동전을 열심히 던지고 있습니다.
그 정도는 이뤄지면 좋은 세상일 것인데
어느 곳이든 절은 보통 위치가
산이나 바다나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드는 곳에 있어서
교회나 성당 유명한 곳보다는 감상적이 되는 듯합니다.
여기에 왜 짓게 되었을까, 지금 쌓거나 조각하고 있는 건 뭘까,
하루에 몇 명이나 다녀갈까, 동전 던지고 소원 이뤄진 사람은 몇이나 될까 등등
같이 돌아보던 동료의 경우는 어느 지역이나
유명한 절은 꼭 챙겨 보는 편이라고 하는데
이유는 그냥 절을 보면 마음이 평온해져서 좋다는 것
어딘가를 가서 그저 보고 돌아다니기만 해도 마음이 평온해진다면
마음 속에 얼마나 많은 혼란과 번뇌가 있는 것일까?
보통은 다들 느끼고 있을 내용
중앙에 있는 신비의 약수
갈증을 느꼈다면 과연 무엇이 신비한 것일까
내려가 약수를 마셨을 것인데
해동용궁사는 와서 보는데 힘이 별로 들지 않아서 다음 기회에~
해수관음대불로 향하는 문
들어가는 곳과 나오는 길이 나뉘어 있는데
각도가 가파른 계단이긴 하지만 안 보이는
딱 저 너머까지만 올라가면 해수관음대불
보면서는 잘 몰랐는데 이 해수관음대불은
단일 석재로는 한국 최대 불상이라고 합니다.
즉, 10m 높이의 저 불상이 큰 바위 하나에서 만들어진 것!
내려다 보고 계십니다.
부산을 방문할 때 해동용궁사는
기장 방면으로 꼭 들리게 만드는 필수 코스가 아닐까 합니다.
문과 다리, 탑, 불상의 이름과 의미를 다 살펴보면서 보든
그저 바다와 절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든
누구에게도 인상적인 발걸음이 될 곳
동해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일출암
아마도 새해 첫날날 찾아도 참 좋으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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